본문 바로가기

해외

[고르기/짝사랑] 백날 웃겨주면 뭐하나, 맨날 울리는 놈한테 가겠지.

 

Intro.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던데,

왜 내 사랑은 항상 아프기만 한 건지."

 

아이린의 자조 어린 목소리가 빈 술잔을 울렸다.

이내 그녀의 고개가 꺾이고, 마저 닦아내지 못한 눈물이 회색 시멘트 바닥에 둥근 자국을 만들었다.

 

"그러니깐 말이야. 백날 웃겨주면 뭐해, 맨날 울리는 놈한테 가면서."

 

--가 말했다. 그날은 유독 술이 씁쓸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Lgx4mT4mNU 

 

 

 

 

 

 

 

 

 

 

 

1. 

"하루라도 당신과 아침을 함께 하게 해 주면 안 되나요?"

 

빌 스카스가드

Bill Skarsgård

 

 

 

빌은 이 한기가 너무 싫었다.

같이 침대를 나누고 밤을 보내도 아침인사조차 할 수 없는 이 관계가 지긋지긋했다.

 

"사랑해요."

 

그의 절절한 고백에도 돌아오는 게 가벼운 토닥임뿐이라는 건 점점 빌을 지치게 만들었다. 

 

그녀는 신기루 같았다. 

 

아이린은 항상 아슬아슬하게 사라질 것처럼 그를 슬프게 했다. 

그래서 도저히 매몰차게 끊어낼 수도, 애달프게 매달릴 수도 없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피 묻은 칼을 들고 그의 방을 찾았다.

얼굴을 심하게 맞았는지 찢어진 입가와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범상치 않았다. 

 

"그 새끼가 때려요? 내가 죽여 버릴 거야."

 

 

#내연남 #누구의 피일까?

 

 

 

 

 

 

 

 

 

 

 

2.

"근데, 이제 우리 누나 동생 그만하자."

 

티모시 샬라메

Timothee Hal Chalamet

 

 

 

"오구오구, 우리 동생 나 대학 가면 그리워서 어떻게 해?"

 

티모시의 옆집에는 천사가 살았다. 

종교적인 의미는 아니고, 그냥 은유적으로. 

 

어릴 적부터 장장 14년간 친절하고 친한 이웃으로 살았던 옆집에는

구제불능 불알친구와 동네에서 제일 인기 많은 누나가 살았다. 

초콜릿처럼 달콤한 브루넷과 태양 같은 미소를 가진 누나.

 

자신을 괴롭히는 풋볼팀애들이나 프랫애들도 그녀가 나타나면 눈을 떼지 못하는 그런 반짝이던 사람이.

대학에 간지 한 학기만에 돌아왔다. 

 

아이를 임신했다는 비보를 들고.

 

티모시는 매일을 눈물로 적시는 누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누나, 내가 아이의 아빠가 되면 어떨까?"

 

 

# 동생 친구 #댕댕 연하남 #아이의 아빠는 누구일까?

 

 

 

 

 

 

 

 

 

3.

"당신은 절대 죽을 수 없어요."

 

톰 트루즈

Thomas Cruise Mapother

 

 

 

가냘픈 손목에서 굵은 핏줄기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모든 뱀파이어의 어머니,

어둠과 유혹과 미의 악마.

아이린.

 

그녀는 모두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여리고 어리고 어리석은 생물이었다.

 

"이번엔 정말 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녀는 여전히 죽지 못하는 스스로의 몸뚱이를 붙잡고 말했다.

 

"그 애라면 내게 정당한 삶을 줄 거라고, 진실된 사랑을 약속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욕조를 가득 채울 만큼의 피를 흘렸는데도 그녀의 목소리에는 지루함만이 가득했다. 

아니, 체념에 가까운가?

 

"어머니. 나의 어머니."

 

토마스는 그런 그녀를 보며 채근하듯 물었다. 

 

"영원이란 이름으로 나를 이렇게 묶어 놓고 어찌 혼자 떠나려 하십니까."

 

항상 그대의 곁을 맴돌 수밖에 없는 저는 어쩌고요.

 

 

# 뱀파이어 #주종관계 #그녀가 죽을 수 있는 방법은?

 

 

 

 

 

 

 

 

 

 

4.

"꼭, 행복하셔야 합니다."

 

킬리언 머피

Cillian Murphy

 

 

 

"아가씨"

 

그의 낮은 목소리가 세찬 빗소리를 뚫고 아이린의 귀에 박혔다. 

 

"알아. 나도, 나도 멍청한 짓인 거 아는데."

"근데. 원래 사랑이 그런 거야." 

 

"..."

 

"킬리언은 이해하지도 못할 거야." 

 

항상 묵묵히 아이린의 곁을 지키던 그녀의 호위 기사.

건강에 좋지 않다며 그녀의 앞에서는 군것질조차 함부로 하지 않던 그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힘드실 겁니다."

 

"알아. 그래도, 힘들어도 살아갈 수는 있잖아. 근데, 그가 없으면 나도 죽을 것 같아."

 

새파란 눈동자에 비친 물기가 젖은 머리에서 떨어진 빗방울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는

킬리언만 알고 있을 비밀이었다.

 

"제가 길을 열겠습니다."

 

 

#호위 기사 #--로부터의 도망. # 누구를 위한 누구의 눈물인가?

 

 

 

 

 

 

 

 

5.

"좋, 조.. 좋! 종이접기 같이할래?" 

 

톰 홀랜드

Tom Holland

 

 

 

매일 같이 입던 후드는 어디로 가고 멀끔한 셔츠를 빼입은 홀랜드가 아이린의 기숙 사문을 두드렸다. 

두근두근 맥박을 제지 않아도 들려오는 심장소리가 그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좋, 좋은 아침!"

"음 지금 밤 9시야 친구."

"그게 아니라, 그니깐, 좋, 좆같은 파이썬 숙제 같이 안 할래?"

"너 그거 다했다며."

"그러니깐, 그게. 좋, 좋-. 내가!"

 

새빨간 얼굴과 그의 허튼소리를 듣고 있던 아이린은 그저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

 

한참 같은 찰나가 지나고 아이린은 말하지도 못한 홀랜드의 진심을 들은 듯 대답했다. 

 

"미안. 나 아직 선배를 잊지 못했어."

 

최대한 단호한 대답이 그녀가 줄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을 아는지, 매우 차가운 목소리였다.

 

"그래도, 우리 계속 친구...인 거지?"

 

"물론이지. 내일 보자!"

 

사그라드는 촛불 같은 홀랜드의 목소리와는 반대로 한결 경쾌해진 아이린의 빠른 대답이었다. 

 

 

#망한 고백 #남사친 #동갑내기 # 선배는 누구?

 

 

 

 

 

 

 

 

 

 

 

 

6.

"나의 사랑이 너를 지옥으로 안내할 지라도."

 

 

막성스 다네 포벨

Maxence Danet-Fauvel

 

 

"오라버니! 헨리경이 청혼했어요. 행복을 빌어주실 거죠?"

 

그 아이는 그의 심장에 비수를 꽂아 넣는 순간까지도 찬란했다. 

온 세상의 축복을 받은 듯한 미소를 짓고서 기어이 그의 품을 떠나겠다는 말을 뱉었다. 

 

아이가 그럴 수는 없었다.

자신을 뒤로하고 떠나는 그 길이 행복으로 가득 차서는 안됐다. 

 

"물론이지. 항상 네 앞이 기쁨으로 가득하길."

 

진심 한 점 없는 말을 내뱉고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카빌, 그 멍청한 헨리 경의 가문을 옥죄는 것이었다.

 

명예밖에 남지 않은 그 북부의 대공 가는 오랜 전쟁으로 망가진 영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막성스는 황제에게 카빌의 명예가 얼마나 드높은지 매일 같이 속살 거렸다. 

 

옹졸한 황제는 그 칭찬에 헨리를 경계했다.

카빌과 포벨의 결합을 질투했다. 

그 결과, 헨리 경은 더 가난하고 황폐해지는 영지를 위해 가장 위험한 전쟁터에서 선두를 자처해야 했다

 

그럼에도 카빌의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포벨의 계략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사랑하는 남편은 전쟁터에, 가족은 적이라는 소문으로 뒤덮은 북방에서

아이린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슬픔에 눈물짓는 것뿐. 

 

그런 절망의 순간에도,

헨리의 사랑이 불신과 의심으로 변해도 아이린은 헨리의 안위만을 걱정했다.

자신을 불행으로 밀어 넣은 오라버니 앞에서도 그녀는 그저 그가 좋아했던 미소만을 보였다. 

 

그래서, 제국을 침략한 마왕 앞에 그녀가 홀로 제물이 되었다.

그녀는 그렇게 죽었다.

 

 

#금지된 사랑 #이기적인 집착 #그녀는 어떻게 죽었을 까?

 

 

 

 

 

 

 

 

 

 

 

 

 

 

***

과연 당신의 선택은?

 

해설이 궁금하다면 드래그. 

 

 

***

제가 생각하기로는 1-6의 아이린은 모두 같은 사람입니다.  순서는 6 - 4 - 3 - 5 - 2 -1. 

 

0.

여주, 아이린 호 (Irene Ho)는 히로인(Heroine)의 애너그램입니다. 

다른 예쁜 이름이면서 히로인/여주 이런 뜻을 함의하는 단어를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다음 조각글에 반영하겠습니다.

 

1. (6: 막성스 - 옛날 중세 배경; 로판) 그녀는 어떻게 죽었을 까?

 

아이린은 막성스와 사이좋은 남매 사이였습니다. 

다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이였지요. 

 

포벨가문은 대대로 추기경 가문으로 힘도 세고 돈도 많고 신성력이 유전되는 집안인데, 

점점 성력이 약해져서 아이린 아버지 대에 와서는 신성력이라고는 유명무실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아이린의 아버지는 신실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아이린을 낳다가 죽은 아내를 두고 사생아를 만들거나 후처를 들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포벨가문을 호시탐탐 노리는 방계와 다른 가문에게서 유일한 딸인 아이린을 보호할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던 중 후원하는 고아원에서 강한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막성스를 발견하고 그를 방계로 입적시킵니다. 원래는 아이린과 자연스럽게 이어줘서 정통성과 핏줄을 모두 챙기는 win-win 계획이었지요.

 

문제는, 친오라버니처럼 때로는 유일한 솔메이트처럼 지냈던 막성스가 알고 보니 자기를 지키기 위해 팔려온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사춘기의 아이린이 우연히 알게 되면서 생깁니다. 아이린은 막성스가 자신에게 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가문으로부터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가출을 감행합니다. 자신이 정말 실종됐다고 생각하면 그래도 막성스를 아껴주던 아버지가 그를 정말 장자로 입적시킬 테고, 그 후에 아이린이 돌아와도 근친결혼이 허락될 리 없으니까요. 

 

그렇게 아이린은 혼자 떠난 모험에서 헨리 경을 만나고, 오라버니가 후계자가 되었다는 소식에 돌아옵니다. 그리고도 계속 헨리 경과 감정을 나누다가 결혼하지요. 문제는 막성스가 아이린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는 항상 아이린과 자신이 결혼하리라 생각했고, 이 갑작스러운 이별이 아이린의 배신이자 헨리의 꼬드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헨리의 카빌가문을 궁지로 밀어 넣고 아이린과 헨리를 이간질합니다. 아이린을 매일 고통받지만 그런 그녀를 떠보려는 막성스 앞에서는 또 태연하게 행복한 척합니다. 일단 이간질을 믿지도 않고, 오라버니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헨리 앞에서는 울고 막성스 앞에서는 웃는데 이 때문에 두 남자는 서로 아이린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질투합니다. 막성스는 헨리에게만 보여주는 진심이, 헨리는 막성스에게만 보여주는 미소가 고까운 거지요. 

 

막성스(포벨; 신관)와 헨리(카빌; 신성 기사단)가 점점 타락하고, 성력을 나쁜 쪽으로만 사용하고, 제국도 정치적으로 흔들리게 되면서 점점 마물들이 민가에 내려오고 마왕의 힘이 강해집니다.  그러던 중 마신은 성녀를 제물로 바치면 전쟁을 마무리 짓겠다고 선포하고, 아이린은 스스로 마신의 제물이 되어 제단에서 불타오릅니다. 

 

2. (4: 킬리언 - 신화적 분위기; 로판) 누구를 위한 누구의 눈물인가?

마신의 제물이 된 아이린을 맞이한 것은 모순되게도 반복되는 천국에서의 일상이었습니다. 마신은 그 무엇도 타락시키지 못했던 포벨과 카빌을 동시에 망가뜨린 인간이 흥미로웠지만 그렇다고 딱히 그녀에 대한 감정은 없었습니다. 다만 마왕이 힘이 너무 강력해지자 인간계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주신이 중재를 요청했고 마신 또한 인간계를 멸망시키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이린을 제물로 소환함으로써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습니다. 주신은 죄 없는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거두어들였죠.

 

마신과 주신의 계획대로 막성스와 헨리는 희생당한 아이린을 위해서 마왕에게 복수하고자 힘을 합치고 인간계는 다시 어렵게 균형을 유지해 나갑니다. 하지만 마왕을 물리치고도 헨리는 아이린을 의심한 자신의 어리석은 과거와 그녀를 잃은 무력함에 몸부림치며 스스로를 학대하고 죽어갑니다. 그런 그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아이린은 천국에서 다시 만난 자신의 기사에게 부탁합니다. 부디 신으로부터 도망치게 해 달라고요. 오랜 시간 자신의 딸처럼, 여신처럼, 때로는 잊지 못한 첫사랑처럼 아가씨를 모시던 킬리언은 도저히 아이린의 간절한 부탁을 외면하지 못하고 결국 그렇게 그녀의 탈출을 돕습니다. 

 

킬리언은 그렇게 떠나는 아이린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떠나야만 했던 아이린의 어머니를 추억합니다. 만약에 자신도 아이린처럼 진실된 사랑을 했다면 어떠했을 까 후회하면서요. 

 

3. 그녀가 죽을 수 있는 방법은?

안타깝게도 그녀의 도망은 실패했습니다. 감히 자신들을 거스르려 한 인간에게 신들은 너그럽지 않았어요. 그래서 마신은 아이린에게 망각을 앗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영생을 선물했어요. 주신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 영원히 그녀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그녀의 곁에서 고통받는 저주를 걸었습니다. 이로서 아이린은 영원히 죽지도 잊지도 못한 체 사랑과 사람을 멀리하는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녀의 정신을 빠르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전쟁이 종결됐지만 제국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영웅들은 뜻 모를 이유로 죽은 와중에 다시 돌아온 제물, 아니 성녀의 위치는 위태로웠습니다. 게다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생환을 믿지 못하고, 그녀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의심과 불안으로 스스로를 좀먹다가 고통에 쓰러져갔습니다. 그녀의 가족과 친구 중 예외는 없었습니다. 그녀는 좌절과 절망에 허우적 대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사랑의 신은 그저 사랑한 죄로 고통받는 이 피조물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아이린에게 축복을 내려줬어요. 바로 사랑과 죽음을 찾는 방법이었습니다. 바로 그녀가 사랑하는 이 중 그녀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는 이가 나타난다면 비로소 주신과 마신의 저주를 풀고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으리라고요. 이는 물론 다시 빠르게 무너져가는 인간계를 복원시키기 위한 주신의 묵인이 있었기에 가능했지요. 하지만 마신은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마계와 천계는 대등하고 중간계는 완충지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겨우 하나의 인간이 이런 혼란과 예외와 분쟁을 만드는 모습이 못마땅했을 뿐만 아니라 당연히 용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랑의 신과 주신의 행동이 불쾌했거든요. 

 

그래서 마신은 아이린을 마물로 만들어 버립니다. 어둠과 유혹과 미, 영생과 갈망의 힘을 담은 악마이자 뱀파이어로요. 이제 아이린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심과 아이린의 영생, 슬픔, 기억들과 더불어 인간의 저열한 탐욕을 한껏 담은 유혹 또한 이겨내야만 자신의 진심을 지켜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3: 톰 크루즈) 

아이린은 그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녀를 탐욕하는 이들이 들끓었지만 정작 그녀가 사랑한 모든 이들은 그녀를 의심하고 또 의심하다가 스스로 마음을 좀 먹어 죽어갔습니다. 그녀는 이제 권능을 부리고, 모든 매혹의 어머니라 불리며 무리를 이끌었지만, 아직도 사랑에 굶주린 외로운 인간에 불과했습니다. 비록 이제는 피에 굶주린 마물이지만서도요. 

 

그래서 아이린은 끊임없이 자신의 저주를 풀어줄 사람을 찾아 헤맵니다.  그런 그녀의 곁은 그녀에게 처음 구원받은 톰이 지키지요. 톰은 아이린의 권속이자 뱀파이어의 지배자가 됩니다. 그런 그를 아이린은 자애로 사랑했지만 톰은 그 정도의 애정에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결국 톰은 왜 아이린이 톰을 깊게 사랑하지 않으려 하는지 알게 됩니다. 신들의 저주로 인해 그녀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당사자는 고통과 의심으로 죽어간다는 사실을요. 하지만 톰은 아이린의 사랑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계속 그녀의 곁을 맴돕니다. 아이린도 이 소중한 아이를 잃고 싶지 않습니다. 

 

절망과 체념만이 가득하던 때에 그녀에게 희망을 보여준 아이가 자신의 사랑으로 좀먹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아이린은 점점 톰을 피하고 어서 다른 사랑을 찾아 죽고 싶어 합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은 여전히 아이린을 원하고 아이린을 항상 톰의 곁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거지요. 그래서 결국 아이린은 자신의 마지막 희망을 지키기 위해서 그를 관에 재우고 그녀의 죽음을 위장하고 마물의 변신술로 나이를 조절해 가며 다신 인간 무리 속에서 섞여 살게 됩니다. 

 

5. (5-> 2-> 1 - 현대; 로코) 

그런 지루하고 피폐한 날들이 이어져서 아이린은 결국 현대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가 사랑하는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진심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여전히 고통받지요.

 

(5) 톰 홀랜드: 선배는 누구일까?

선배는 없습니다. 밝은 홀랜드를 잃고 싶지 않은 아이린의 거짓말이었습니다. 하지만 홀랜드는 결국 아이린의 거절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녀에게 더 절절히 매달립니다. 그 결과 둘은 사랑은 나누지만 아이린의 애정이 깊어갈수록 홀랜드는 불안과 불신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항상 확인받고자 했고 결국 아이린은 임신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임신으로 인해 홀랜드의 불신이 더 깊어졌다는 겁니다. 결국 홀랜드는 아이린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망상, 선배가 있다는 의심을 지우지 못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고, 아이린은 홀랜드를 살리기 위해서 홀랜드를 향한 마음을 지우려고 먼 곳으로 향합니다. 

 

(2) 티모시 샬라메: 누구의 아이인가? 

홀랜드의 아이입니다. 아이린은 자신의 위장 신분으로 사랑을 나누어주었던 어린 아가의 성장에는 놀라지 않았지만 샬라메의 고백에는 매우 혼란스러워합니다. 자신의 애정이 그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의 아이까지 품을 정도로 의심이 없는 남자는 처음이었으니까요. 어쩌면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린은 결국 티모시와 결혼합니다.

 

그렇게 부부가 되고 아이가 태어납니다. 아이도 저주의 예외는 아이였기에 아이는 어릴 적부터 아이린을 믿지 못합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아이와 가정을 가지게 된 아이린은 일관적인 티모시의 행동에 크게 안도하고 어쩌면이라는 희망으로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그런 하루하루가 지나고, 점점 아이린의 애정이 깊어져 가는 데도 티모시는 여전합니다. 애절하고 아이린을 사랑하죠. 그러던 중 아이린은 티모시가 아이를 다그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체벌도 높은 언성도 없었지만 그 빈자리를 깊은 거리감과 불안함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티모시는 아이를 어루만지며, 네가 잘해야, 내가 잘해야 그래야 엄마가 떠나지 않지 라는 말을 반복합니다. 그제야 아이린은 티모시는 단 한 번도 아이린을 믿은 적이 없기 때문에 의심으로 행동이 달라지지도 않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의심하고 있으니 태도가 바뀔 이유가 없었던 거지요.

 

문제는 한껏 망가진 티모시가 너무 지쳐 이제는 그냥 아이린을 믿고 싶어 졌다는 데에 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그녀를 한결같이 대해주는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에 아이린은 티모시에게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았고, 티모시는 그녀를 의심하고 항상 기대하지 않다가도 무너지는 하루에 너무 지쳐버렸습니다. 그래서 점점 아이린을 더 믿고 싶어 지고 사랑하게 되고 그럴수록 의심은 더 빠르게 자라납니다. 

 

이 평화를 잃고 싶지 않았던 아이린은 지금까지 믿음을 주는 것과 반대로 의심할 이유를 주고자 합니다.

 

 

(1) 빌 스카드가드: 누구의 피일까? 

 

그래서 아이린은 길 가다 걸리는 아무나 와 바람을 흉내 내게 됩니다. 빌에게 아이린은 아무나 가 아녔겠지만요.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평화는 톰이 찾아옴으로써 마무리됩니다. 톰은 그동안 아이린이 거쳐갔던 모든 이를 도륙합니다. 그렇게 아이린은 너무 친애하여 사랑할 수 없었던, 밀어내야만 했던 자신의 첫 아이 톰을 막기 위해서 뱀파이어를 모두 마무리 짓습니다. 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린이 한 번도 그를 특별하게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 중 남은 이는 빌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 빌은 그녀를 진심으로, 의심 없이, 사랑합니다. 드디어 그녀는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을 까요?

 

OR. 

모두 저주에 인해서 가상의 라이벌에 대한 질투로 눈이 멀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증오하는 그녀를 울린 사람은 모두 그 자신입니다. 

 

 

 

***

독자님들의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